피부에 트러블이 난다면? 화장 퍼프 점검하세요

갑작스럽게 피부에 트러블이 난다면 화장품도 점검할 대상입니다. 파운데이션을 얼굴에 두드리는 도구인 퍼프인데요. 트러블의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지난 시간, 무선 이어폰으로 인한 외이도염의 위험성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이어팁 청소, 잊지 않으셨죠?

오늘은 욕실을 나와 화장대 앞에 앉아보겠습니다. 이 글을 읽으시는 분이 여성이든, 혹은 그루밍족 남성이든 상관없습니다. 매일 아침 피부 결점을 가리기 위해 사용하는 쿠션 팩트의 ‘퍼프(Puff)’와 ‘브러시(Brush)’를 한번 꺼내보세요.

베이지색이어야 할 퍼프가 파운데이션에 찌들어 짙은 갈색, 아니 거의 검은색에 가깝게 변해있진 않나요? 브러시 끝이 뭉쳐서 떡져있진 않나요?

질문 하나 드리겠습니다. “이 퍼프, 마지막으로 빤 게 언제입니까?”

기억이 가물가물하다면, 죄송하지만 당신은 화장을 하는 게 아닙니다. 변기보다 더러운 스펀지에 세균을 묻혀서, 모공 하나하나에 정성스럽게 ‘세균 파종’을 하고 있는 셈입니다.

오늘은 화장독이라고 착각했던 피부 트러블의 진짜 원인, 화장 도구 속 미생물 생태계를적나라하게 해부해 보겠습니다.

피부 트러블의 원인은 퍼프?

화장품 매장에서 “촉촉해요”, “수분을 머금어요”라고 광고하는 퍼프들. 그 ‘촉촉함’이 바로 재앙의 시작입니다. 퍼프는 세균이 증식하기에 이보다 더 완벽할 수 없는 조건을 갖추고 있습니다.

① 수분 (Moisture)

리퀴드 파운데이션이나 쿠션 팩트는 액체입니다. 퍼프는 항상 축축하게 젖어 있죠. 그리고 사용 후 뚜껑을 닫아버립니다. 밀폐된 케이스 안은 습도가 100%에 육박합니다. 세균이 마를 새가 없습니다.

② 영양분 (Food)

퍼프에는 화장품의 ‘유분(기름)’뿐만 아니라, 여러분의 얼굴에서 묻어 나온 ‘피지’와 ‘각질(단백질)’이 뒤엉켜 있습니다. 이것은 세균에게 5성급 호텔 뷔페나 다름없는 고영양 식단입니다.

③ 온도 (Temperature)

화장대는 실내에 있고, 퍼프는 여러분의 체온(36.5도)과 자주 접촉합니다.

서울여자대학교 연구팀의 실험 결과에 따르면, 6개월간 세척하지 않은 퍼프에서 검출된 세균 수는 화장실 변기보다 무려 2배에서 많게는 10배 이상 높았습니다. 우리는 매일 아침, 변기 시트를 얼굴에 문지르며 “예뻐져라” 주문을 외우고 있었던 겁니다.

등드름이 난다면? 관리하는 방법

 퍼프 속에 사는 녀석들 (트러블의 주범)

“그냥 좀 더러운 거 아니야?”라고 생각하신다면 오산입니다. 여기서 발견되는 균들은 피부 건강을 직접적으로 위협합니다.

① 황색포도상구균

화농성 여드름의 주범입니다. 피부에 작은 상처라도 있으면 침투해서 곪게 만듭니다. 턱이나 볼 주변에 노랗게 곪는 여드름이 계속 난다면 100% 퍼프 오염입니다.

② 녹농균

습한 곳을 좋아하는 이 균은 면역력이 떨어진 피부에 닿으면 심각한 염증(모낭염, 피부염)을 일으킵니다. 패혈증의 원인이 되기도 하는 무서운 균입니다.

③ 대장균

충격적이죠? 화장 도구에서 대장균이 나옵니다. 화장실 다녀온 손을 제대로 씻지 않고 퍼프를 만졌기 때문입니다. 즉, 똥 성분이 묻은 퍼프로 얼굴을 두드리고 있다는 뜻입니다.

‘화장독’은 없다, ‘감염’만 있을 뿐

새로 산 화장품을 썼는데 얼굴이 뒤집어졌다며 “화장독 올랐다”고 환불을 요구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하지만 많은 경우, 화장품 성분이 아니라 도구의 위생이 문제인 경우가 많습니다.

오염된 브러시나 퍼프가 피부 장벽을 긁어내고, 그 틈으로 세균을 밀어 넣는 ‘접촉성 피부염’이 진짜 원인입니다. 화장품을 탓하기 전에, 당신의 도구부터 의심해 봐야 합니다. 깨끗한 손으로 발랐을 때는 멀쩡하다면 범인은 확실합니다.

과학적인 화장 도구 세척법 (지퍼백의 마법)

“귀찮아서 그냥 새로 살래” 하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매주 사는 건 돈이 아깝죠. 가장 간편하고 확실하게 세균을 박멸하는*’지퍼백 세척법’을 알려드립니다.

[퍼프 & 스펀지 세척법]

  1. 지퍼백 준비하고 튼튼한 지퍼백에 퍼프를 넣습니다.
  2. 미지근한 물을 조금 넣고, ‘클렌징 오일(혹은 폼클렌징)’과 ‘주방세제(중성세제)’를 1:1 비율로 넣습니다. (화장품 기름때를 녹이는 데는 주방세제가 최고입니다.)
  3. 지퍼백을 잠그고 손으로 조물조물 주물러줍니다. 손에 묻지 않아서 좋고, 때가 쏙 빠지는 게 눈에 보입니다. 황토색 구정물이 나올 겁니다.
  4. 깨끗한 물이 나올 때까지 헹군 뒤, 키친타월로 꾹 눌러 물기를 뺍니다.
  5. 건조가 핵심인데요. 햇볕이 아니라 ‘그늘지고 통풍이 잘 되는 곳’에 말려야 합니다. 햇볕에 말리면 퍼프 소재(라텍스 등)가 딱딱하게 굳어 부서질 수 있습니다.

[브러시 세척법] 브러시는 절대 막 비비면 안 됩니다. 털이 다 망가집니다.

  1. 컵에 울샴푸나 샴푸를 푼 미지근한 물을 담습니다.
  2. 브러시를 넣고 ‘살랑살랑’ 흔들어 빱니다.
  3. 흐르는 물에 헹군 뒤, 반드시 ‘브러시 모가 아래로 향하게’ 거꾸로 매달아 말려야 합니다.

(모가 위로 가게 세워두면 물이 나무 손잡이 쪽으로 스며들어 곰팡이가 피거나 접착제가 녹아 털이 다 빠집니다.)




교체 주기의 미학 (버릴 때를 알라)

세척도 한계가 있습니다. 퍼프와 브러시도 소모품입니다. 아무리 빨아도 안 지워지는 얼룩이 있거나, 표면이 거칠어졌다면? 세균이 섬유 깊숙이 침투해 ‘바이오필름’을 형성했다는 신호입니다.

  • 퍼프/스펀지: 매주 세척하고, 1~3개월마다 새것으로 교체하세요.
  • 브러시: 관리를 잘하면 1년 이상 쓰지만, 털이 빠지거나 냄새가 나면 즉시 교체하세요.

글을 마치며

화장은 하는 것보다 지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건 ‘깨끗한 도구로 하는 것’입니다.

가장 좋은 피부 관리법은 비싼 에센스가 아니라, ‘일주일에 한 번 퍼프 빨기’입니다. 오늘 저녁, 화장대에 앉아 파우치를 열어보세요. 누렇게 뜬 퍼프와 떡진 브러시가 보이시나요?

오늘 밤, 그들에게 지퍼백 목욕을 시켜주세요. 내일 아침 당신의 화장은 훨씬 더 찰떡같이 먹을 것이고, 원인 모를 턱드름도 서서히 사라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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