텀블러에서 걸레 냄새가 난다면? 당신은 지금 ‘세균 라떼’를 마시고 있습니다. (고무 패킹의 충격적 비밀)
오늘은 여러분의 책상 위를 한번 보겠습니다. 혹시 텀블러 하나쯤 놓여 있지 않나요? 환경 보호를 위해, 혹은 커피값을 아끼기 위해 많은 분이 개인 텀블러를 사용합니다.
그런데 질문 하나 드리겠습니다. “그 텀블러, 오늘 아침에 깨끗이 씻으셨나요?”
대부분 “당연하지, 물로 헹구고 세제로 닦았어”라고 대답하실 겁니다. 하지만 제가 묻는 ‘세척’의 기준은 조금 다릅니다.
혹시 텀블러 뚜껑에 있는 고무 패킹(실리콘 링)을 빼서 닦으셨나요? 혹시 꽂혀 있는 다회용 빨대 안쪽을 전용 솔로 문지르셨나요?
만약 둘 다 “아니오”라면, 죄송하지만 당신은 지금 커피를 마시는 게 아닙니다. 고무 패킹 틈새에서 썩어가고 있는 우유 찌꺼기와 빨대 속에 핀 검은 곰팡이 포자를 커피와 함께 들이키고 있는 셈입니다.
오늘은 겉만 번지르르한 텀블러 속에 숨겨진 검은 물때의 진실을 파헤쳐 보겠습니다.

텀블러는 세균에게 ‘따뜻한 온천’이다
텀블러는 보온/보냉 기능이 뛰어납니다. 이게 문제입니다. 우리가 따뜻한 라떼나 달달한 음료를 담아 마시는 동안, 텀블러 내부는 세균이 번식하기 가장 좋은 온도(30~40도)로 아주 오랫동안 유지됩니다.
특히 ‘우유(라떼)’나 ‘시럽’이 들어간 음료는 최악입니다. 우유의 단백질과 시럽의 당분은 세균에게 최고의 영양식입니다. 물로 대충 헹구기만 하면 눈에 보이지 않는 얇은 막이 내벽에 남는데, 이것이 바로 ‘바이오필름(Biofilm)’입니다.
텀블러 안쪽이 미끌거린다고요? 세제가 덜 닦인 게 아닙니다. 세균들이 뭉쳐서 만든 점액질 막입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관리가 안 된 텀블러의 세균 수치는 공중화장실 변기보다 10배 이상 높게 나오기도 합니다.
악취의 주범, ‘고무 패킹’을 들어내라
텀블러에서 묘하게 쉰내나 걸레 썩은 냄새가 난다면, 범인은 100% 뚜껑에 있습니다. 더 정확히는 뚜껑 틈새를 막아주는 ‘고무 패킹(Gasket)’입니다.
많은 분이 설거지할 때 이 고무 패킹을 빼지 않고 겉만 닦습니다. 하지만 액체는 그 미세한 틈새로 반드시 스며듭니다. 고무 패킹 안쪽은 항상 축축하고 어둡고, 커피 찌꺼기가 고여 있습니다.
지금 당장 뾰족한 도구(이쑤시개나 포크)로 고무 패킹을 한번 들어내 보세요. 패킹이 있던 자리, 혹은 패킹 뒷면에 거뭇거뭇한 점이나 누런 찌꺼기가 끼어 있지 않나요?
그 검은 점은 먼지가 아닙니다. 흑곰팡이입니다. 이 곰팡이는 습기를 좋아하고, 실리콘이나 고무를 파고들며 자랍니다. 당신이 텀블러를 기울여 커피를 마실 때마다, 음료가 이 곰팡이 층을 훑고 지나가 입으로 들어오는 것입니다.

빨대, 속을 알 수 없는 ‘어둠의 터널’
요즘 유행하는 스테인리스 빨대나 실리콘 빨대, 씻을 때 어떻게 하시나요? 그냥 흐르는 물에 “쏴아-” 하고 헹구고 끝내시진 않나요?
빨대 내부는 좁고 깁니다. 물살만으로는 안쪽 벽에 붙은 음료 찌꺼기를 절대 떼어낼 수 없습니다. 특히 스무디나 라떼처럼 걸쭉한 음료를 마셨다면 더더욱 그렇습니다.
빨대 안쪽은 건조도 잘되지 않아 곰팡이가 피기 딱 좋습니다. 투명한 빨대라면 그나마 보이지만, 불투명한 스테인리스나 색깔 있는 실리콘 빨대는 속을 볼 수가 없죠.
오래된 빨대 안쪽을 면봉으로 닦아보면 누런 물때가 묻어 나오는 경우가 태반입니다. 이걸 그대로 쓴다는 건, 곰팡이 포자를 빨대 직송으로 폐와 위장으로 쏘아 보내는 것과 다름없습니다.
과학적인 텀블러 심폐소생술 (세척법)
버리기엔 아까운 텀블러, 다시 새것처럼 깨끗하게(무균 상태로) 만드는 방법을 알려드립니다. 핵심은 ‘분해’와 ‘화학적 살균’입니다.
① 무조건 ‘완전 분해’ 하라
설거지의 기본은 분해입니다. 뚜껑에 달린 고무 패킹은 무조건 빼야 합니다. 뺄 수 없게 설계된 뚜껑이라면? 그건 위생적으로 잘못된 제품이니 버리거나 뚜껑만 새로 사는 게 낫습니다.
② 베이킹소다 + 식초 (탄산 기포 살균)
손이 닿지 않는 텀블러 깊은 곳과 찌든 때를 제거하는 데는 이 조합이 최고입니다.
- 텀블러에 베이킹소다 한 스푼과 따뜻한 물을 넣습니다.
- 식초를 조금 부으면 거품이 “보글보글” 올라옵니다.
- 이 상태로 30분 정도 방치합니다.
- 기포가 터지면서 구석에 낀 때를 물리적으로 분해하고 살균합니다.
- 고무 패킹과 뚜껑도 이 물에 담가두세요.
③ 과탄산소다 (착색 & 냄새 제거)
커피 때문에 텀블러 내부가 갈색으로 변했거나 냄새가 안 빠진다면 ‘과탄산소다’가 답입니다. 뜨거운 물에 과탄산소다를 한 스푼 넣고 30분만 기다리세요.
문지를 필요도 없이 새것처럼 하얗게 변하고 냄새도 싹 사라집니다. (단, 스테인리스 텀블러에만 사용하세요. 겉면 코팅이 벗겨질 수 있으니 내부에만!)
④ 빨대는 ‘전용 솔’이 필수
빨대는 무조건 물리적인 마찰이 필요합니다. 다이소에서 천 원이면 사는 ‘빨대 전용 세척 솔‘을 반드시 구비하세요. 솔로 안쪽을 위아래로 문지르지 않으면 빨대는 닦은 게 아닙니다.
⑤ 건조가 살균의 완성
아무리 잘 닦아도 뚜껑을 닫아서 보관하면 말짱 도루묵입니다. 세척 후에는 텀블러를 뒤집어 놓지 말고, 똑바로 세워서 내부 물기가 증발하도록 해야 합니다. (뒤집어 놓으면 공기가 안 통합니다). 완전히 바짝 마른 후에 조립하세요.
글을 마치며
환경을 생각하는 당신의 마음, 정말 훌륭합니다. 하지만 그 텀블러가 당신의 건강을 해치는 흉기가 되어서는 안 되겠죠.
지금 당장 사무실이나 주방에 있는 텀블러 뚜껑을 열고 고무 패킹을 확인해 보세요. 만약 검은 곰팡이가 실리콘 깊숙이 침투해서 아무리 닦아도 지워지지 않는다면? 과감하게 버리시거나 패킹 부품만 새로 교체하셔야 합니다.
오늘 마시는 커피가 ‘세균 라떼’가 되지 않도록, 오늘 저녁엔 텀블러 목욕재계 한번 시켜주시는 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