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기보다 10배 더러운 스마트폰 세균?

당신의 스마트폰 세균은 변기보다 10배 더럽습니다. 지금 그 손으로 얼굴을 만지시나요?




지난 시간, 우리는 세탁기 속 곰팡이 제국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자, 오늘은 여러분의 손을 한번 보시겠습니까? 아니, 정확히는 지금 이 글을 읽기 위해 들고 계신 그 물건, ‘스마트폰’을 봐주세요.

우리는 하루 24시간 중 잠자는 시간을 뺀 거의 모든 시간을 스마트폰과 함께합니다. 아침 알람을 끄고, 출근길 지하철에서 뉴스를 보고, 업무 전화를 받고, 밥 먹을 때 유튜브를 보고, 잠들기 전까지 SNS를 하죠.

그런데 그거 아십니까? 전문가들이 입을 모아 “현대 문명에서 가장 더러운 물건”으로 꼽는 1순위가 바로 스마트폰입니다.

미국 애리조나 대학교 미생물학 연구팀의 발표에 따르면, 스마트폰에서 검출된 세균의 양이 공중화장실 변기 시트보다 무려 10배나 많다고 합니다.

우리는 변기 커버를 만진 손으로는 절대 밥을 먹거나 얼굴을 비비지 않습니다. 기겁을 하겠죠. 하지만 그보다 10배 더 더러운 스마트폰은 밥상 위에 올려두고, 통화한다고 볼에 갖다 댑니다. 이것은 마치 변기 커버를 얼굴에 문지르는 것과 과학적으로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오늘은 반짝이는 액정 화면 뒤에 숨겨진 끔찍한 세균의 정체와, 그것이 당신의 피부와 건강을 어떻게 망치고 있는지 파헤쳐 보겠습니다.

왜 스마트폰은 ‘세균 배양기’가 되었을까?

변기는 차갑고 딱딱합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정기적으로 물청소를 하죠. 하지만 스마트폰은 다릅니다. 미생물이 번식하기에 이보다 더 완벽한 환경은 없습니다.

첫째, 36.5도의 미지근한 온도입니다.

스마트폰은 배터리와 CPU에서 열을 냅니다. 우리가 손에 쥐고 사용하면 체온까지 전달되어 항상 미지근한 상태(약 30~40도)를 유지합니다. 이것은 세균이 증식하기에 최상의 온도입니다. 스마트폰은 24시간 돌아가는 ‘세균 인큐베이터’입니다.

둘째, 기름진 영양분(지문과 개기름)입니다.

액정 화면을 자세히 보세요. 지문 자국과 얼굴에서 묻은 개기름(피지)이 잔뜩 묻어 있죠? 이 유분 막은 세균들이 굶어 죽지 않도록 끊임없이 영양분을 공급하는 식량 창고 역할을 합니다.

셋째, 화장실까지 따라가는 습관입니다.

가장 결정적인 이유입니다. 많은 분이 볼일을 볼 때 스마트폰을 가져갑니다. 1편에서 말씀드린 ‘토일렛 플룸’ 기억하시나요? 화장실 공기 중에 떠다니던 대장균과 노로바이러스가 스마트폰 액정에 고스란히 내려앉습니다.

그리고 여러분은 손을 씻고 나오지만, 스마트폰은 씻지 않은 채 그대로 들고 나옵니다. 결국 손을 씻으나 마나 한 결과가 됩니다.

화장실 칫솔의 진실

액정 위를 기어 다니는 놈들의 정체

“더러워봤자 먼지 정도겠지”라고 생각하시면 오산입니다. 스마트폰 액정 위에는 사람에게 질병을 일으키는 치명적인 병원균들이 득실거립니다.

① 황색포도상구균 (Staphylococcus aureus)

스마트폰에서 가장 흔하게 발견되는 균입니다. 이 균은 식중독을 일으키기도 하지만, 피부에 닿으면 화농성 여드름, 모낭염, 종기를 유발합니다. 피부과에 가도 잘 낫지 않는 턱 주변이나 볼의 여드름, 혹시 통화할 때 스마트폰이 닿는 부위 아닌가요? 범인은 호르몬이 아니라 액정 위의 포도상구균일 확률이 높습니다.

② 대장균 (E. coli) 배설물에서 나오는 균입니다.

스마트폰에서 대장균이 검출되었다는 건, 아주 적나라하게 말해서 “당신의 폰에 똥이 묻어있다”**는 뜻입니다. 이 폰을 만진 손으로 감자튀김을 집어 먹거나 눈을 비비면, 장염이나 결막염에 걸릴 수 있습니다.

③ 인플루엔자 및 각종 바이러스

유리(Glass) 표면은 바이러스가 생존하기 아주 좋은 환경입니다. 독감 바이러스나 코로나 바이러스는 옷감이나 종이보다 딱딱하고 매끄러운 유리 표면에서 훨씬 오래(최대 9일간) 생존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밖에서 기침하는 사람 옆에 있었다면, 당신의 폰 액정에는 이미 그 바이러스가 묻어 있을 수 있습니다.

폰드름(Phone-Acne)을 아시나요?

최근 피부과 의사들 사이에서 ‘폰드름’이라는 신조어가 생겼습니다. Phone과 Acne(여드름)의 합성어입니다.

우리가 통화를 할 때 스마트폰은 얼굴 피부에 밀착됩니다. 이때 발생하는 문제는 세 가지입니다.

  1. 세균 감염: 액정 위의 황색포도상구균이 모공 속으로 직행합니다.
  2. 물리적 마찰: 폰이 피부를 누르고 비비면서 피부 장벽을 손상시킵니다.
  3. 온도 상승: 배터리 발열로 인해 피부 온도가 올라가고, 피지 분비가 폭발합니다.

비싼 화장품을 바르고 피부 관리를 받아도 소용이 없다면, 하루 종일 얼굴에 비비고 있는 그 스마트폰부터 의심해봐야 합니다.




물로 씻을 수도 없고… 어떻게 관리할까?

요즘 방수 폰이 나온다고 하지만, 비누칠해서 박박 닦을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게다가 알코올을 잘 못 쓰면 액정의 코팅이 벗겨질까 봐 걱정도 되시죠.

바이오와 IT를 모두 고려한, 가장 안전하고 확실한 스마트폰 살균법 3가지를 제안합니다.

① 70% 이소프로필 알코올 솜

약국에 가면 천 원에 파는 알코올 스왑(솜)이 있습니다. 애플과 삼성에서도 공식적으로 “70% 이소프로필 알코올 솜을 사용해 부드럽게 닦는 것”은 괜찮다고 안내합니다.

단, 주의할 점은 ‘에탄올’이 아니라 소독용 ‘이소프로필 알코올’이 좋으며, 액정을 벅벅 문지르기보다는 가볍게 닦아내고 안경닦이 천으로 물기를 즉시 제거해야 합니다. 하루에 한 번, 자기 전에만 닦아줘도 세균의 99.9%가 사라집니다. (유리 세정제나 락스는 절대 금물입니다. 올레포빅 코팅이 다 벗겨집니다.)

② UV-C 살균기 활용 (IT 기기 추천)

알코올 냄새가 싫거나 코팅 손상이 걱정된다면, 자외선(UV-C) 살균기를 추천합니다. 요즘은 무선 충전 기능이 결합된 살균기도 많이 나옵니다.

빛으로 세균의 DNA를 파괴하는 방식이라 액정에 물리적 손상을 주지 않고 가장 깔끔하게 살균할 수 있습니다. 집에 들어오자마자 폰을 씻는 대신 살균기에 넣는 습관을 들이세요.

③ 화장실 반입 금지 (행동 교정)

가장 돈 안 들고 효과적인 방법입니다. 제발 화장실 갈 때 스마트폰을 두고 가세요. 지루하다고요? 당신의 건강보다 지루함이 더 중요하진 않습니다. 화장실 격리만 실천해도 대장균 감염 위험은 제로에 수렴하게 됩니다.

이어폰도 안전지대는 아니다

스마트폰 이야기만 했지만, 귀에 꽂는 무선 이어폰(에어팟, 버즈*도 심각합니다.

귀 속은 어둡고 습하고 따뜻합니다. 이어폰을 꽂으면 귓구멍이 밀폐되어 습도가 급상승하죠. 이어폰 팁에 묻은 귀지와 땀은 세균의 먹이가 됩니다.

샤워 후 귀가 젖은 상태로 이어폰을 꽂는 건 외이도염(귓병)으로 가는 지름길입니다. 스마트폰 닦을 때 알코올 솜으로 이어폰 유닛과 케이스 안쪽도 꼭 닦아주세요.

베개 속 진드기의 진실

글을 마치며

우리는 손 씻기에는 강박적으로 집착하면서, 정작 그 손으로 24시간 만지는 스마트폰 위생에는 너무나 무심합니다.

지금 이 글을 다 읽으셨다면, 잠시 화면을 끄고 액정을 비스듬히 비춰보세요. 덕지덕지 묻은 지문과 기름기가 보이시나요? 그 지문 하나하나가 세균들의 거대한 도시입니다.

당장 서랍 속에 있는 안경 닦이라도 꺼내서 닦으세요. 그리고 퇴근길에 약국에 들러 알코올 스왑 한 박스를 사십시오. 단돈 몇천 원으로 피부 트러블과 장염을 예방할 수 있는 가장 훌륭한 보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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